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나 동료와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업무에 대한 정당한 지시나 실수에 대한 지적까지 모두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폭언을 하거나 따돌리고, 업무와 관계없는 일을 강요하는 등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주는 경우에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르는 근로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신고 이후 회사생활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해 참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대처방법과 신고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대처방법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면 먼저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응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증거입니다.
신고만 하고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면 가해자가 사실을 부인했을 때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괴롭힘이 발생한 날짜와 장소, 상대방의 행동과 발언, 당시 상황 등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이나 사내 메신저 대화, 이메일, 업무지시 내용 등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목격자가 있다면 누가 당시 상황을 보거나 들었는지도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괴롭힘으로 인해 치료나 상담을 받았다면 관련 진료기록이나 상담기록 등도 상황에 따라 피해 사실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적인 표현만 남기는 것보다 객관적인 사실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매일 나를 괴롭혔다’라고 적는 것보다 ‘○월 ○일 오후 3시경 회의실에서 직원 5명이 있는 가운데 ○○라는 발언을 했다’와 같이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신고 절차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신고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르면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피해 근로자 본인만 신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 신고할 때는 인사담당자, 고충처리 담당 부서 또는 회사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담당자 등을 통해 신고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구두로만 신고하기보다 이메일이나 신고서 등 신고 사실과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고서에는 일반적으로 피해자와 행위자의 관계, 괴롭힘이 발생한 시기와 장소, 구체적인 행동이나 발언, 목격자, 확보한 증거 등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신고를 받은 회사는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합니다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거나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을 위한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따라서 신고를 받은 회사가 아무런 이유 없이 사건을 방치하거나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진술뿐 아니라 목격자 진술, 메신저 내용, 이메일 및 관련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 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조사 중에도 피해자 보호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다고 해서 피해자가 가해자와 계속 같은 공간에서 근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는 조사 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 등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근무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피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가해자와 계속 마주치면서 근무하는 것이 어렵다면 조사 과정에서 회사에 분리조치나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보호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괴롭힘 사실이 확인되면 회사는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된 경우 피해 근로자가 요청하면 회사는 근무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또한 괴롭힘 행위자에 대해서도 징계나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경우 사용자는 조치를 하기 전에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단순히 신고를 접수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사와 피해자 보호, 필요한 후속조치까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조사하지 않거나 제대로 조치하지 않는다면
회사 내부에 신고했는데도 회사가 조사를 하지 않거나 피해자 보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외부기관의 도움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안내에 따르면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피해자 보호 등 법에서 정한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신고하기 전 자신의 사례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또는 어떤 절차를 이용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 등을 통해 상담을 받아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건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는 단순히 특정 행동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발생한 상황과 장소, 행동의 내용과 정도, 지속성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해 판단하게 됩니다.
-신고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줄 수 있을까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면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가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 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고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의 조치가 발생했다면 그 자체로 별도의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신고 이후 갑작스러운 인사이동, 업무배제, 부당한 평가 등 이전과 다른 처우가 발생했다면 관련 자료 역시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폭행이나 협박 등이 있다면 별도의 형사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해서 모든 사건이 근로기준법상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괴롭힘 과정에서 폭행, 협박, 모욕 등 다른 법률에서 처벌하는 행위가 있었다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형사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체적 위협이나 폭행 등 긴급한 상황이라면 회사 내부 신고 절차만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의 안전을 우선 확보하고 필요한 경우 경찰 신고 등 별도의 대응을 검토해야 합니다.
마무리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면 피해자는 ‘내가 예민한 것은 아닐까’, ‘신고하면 회사생활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을 망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는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괴롭힘이 발생했다면 우선 날짜와 장소, 구체적인 말과 행동을 기록하고 문자메시지, 메신저,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회사의 공식적인 신고 절차를 이용하고 필요한 경우 피해자 보호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신고를 받고도 객관적인 조사를 하지 않거나 법에서 정한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제기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혼자 참고 견디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사건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상황이 복잡하거나 불이익이 우려된다면 고용노동부 상담이나 노무사,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응 방향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이 글은 직장 내 괴롭힘 제도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법률 판단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